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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산의 리프팅. 낯에 익은 소나무가 친근해 보였지만, 울창하지는 않았다. 날씨가 좋으면 몰라도 안개 낀 날은 별볼일이 없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어디를 가나 중국 사람들에게 이런 소리를 듣는다.
“아줌마, 천원, 아저씨, 천원,”
중국에 갔던 온 사람들은 감을 잡겠지만, 안 갔다 온 남자라면 “아가씨 천원”이라면 몰라도 “아줌마, 천원”은 관심이 없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 돈 천원이 아니고, 한국 돈 “천원”이라면 무엇인지 호기심이 발동할 수도 있을 법하다. ^^
홍등가에서 천원에 호객하는 것이라면 솔깃할 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인 관광객을 보고 한 손엔 물건을 들고, “아저씨, 아줌마”는 부르는 말이고, “천원”은 물건 가격을 말하는 소리이다. 천원어치 먹을 것 은 괜찮아도 물건은 살 것이 없다.
오늘은 첫번째 관람지는 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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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비산에서 찍은 사진. 구멍 뚫린 바위는 강에 물이 차 있다면 코끼리가 물을 먹는 형상이라고 한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요산은 계림 시내에 있는 아름다운 산이라지만, 내가 보기에는 산에 나무도 별로 없고 볼품없는 산인 것 같다. 그러나, 날씨가 좋은 날이면, 계림의 산수가 시야에 한눈에 펼쳐지는 곳이기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가 계림에 머무는 동안은 종일 흐릿한 안개에 쌓여 요산은 더욱 볼거리가 없었다. 그저 리프트을 타고 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것일 뿐, 몇 개의 건물과 중국의 성씨를 계시판에 나열한 것이 있지만 볼 것이 없다.
요산에 올라가 기억에 남는 것은 희미하게 보이는 산 모양이 누워있는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는 와불이다. 처음에는 찾지못하고 그저 흐릿한 산만 보였지만, 누워있는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찾으니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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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비산을 보고 나오면서 동상 모녀상 앞에서 같이 여행을 한 모녀. 다정한 모습이 동상보다 보기 좋다. ^^(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다 보면 중간 지점에서 임의로 사진을 찍고 정상에 도착하면 판매를 하는데 처음엔 3천원을 달라고 하고 얼른 응하지 않으면 2천원을 내랜다. 만일 거절하면 내려 갈 때에는 천원에 살 수 있다고 한다.
계림의 대부분의 봉우리들이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오랜 세월이 흐르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데 요산은 이곳에서 보기 힘든 흙산이라 소나무 등 여러 가지 수목들이 있지만 큰 나무들은 없는 것 같았다.
중식 후에는 상비산(象鼻山)에 갔다, 이름이 산이지 평지에 있다. 코끼리가 물을 먹고 있는 모양의 산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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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월봉에서 바라다 본 계림 시내. 가까운 거리인데, 안개 때문에 경치가 뿌였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관람료가 저렴해서인지 현지 중국인들이 무척 많았다. 사진을 찍는데도 신경을 써야 하고 사람들 때문에 사진도 찍기 어려울 지경이다. 현지인 관광객이 마이크를 대고 설명하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우리의 관광모습과는 낯설다.
다음도 역시 자동차를 타고 이동, 강 옆에 위치한 북파산을 갔다.
이곳은 계림의 경치와 강의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역시 흐릿한 안개 때문에 아름답다는 계림의 경치를 볼 수가 없었다.
내려오다가 환주동을 들렀다. 계림은 조그마한 동굴도 수없이 많다고 한다. 환주동 동굴 옆에 조그만 동굴이 있는데, 삼국지에서 나오는 관우를 모시는 곳으로 생각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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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파산 입구의 동상. 뒤에 보이는 것이 북파산이다. 여기에도 돈 천원씩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원주민 복장의 아가씨가 있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입구에 언뜻 보아도 관운장의 수염으로 보이는 긴 삼각수염과 청룡도를 거머쥡 동상이 보였다.
환주동 벽에는 조그마한 여러 부처들이 조각되어져 있었다. 그런데, 조각된 부처의 목을 후세에 붙여 놓았는지 재질에서도 차이가 나고 손으로 만져서 인지 얼굴이 반들반들하게 보였다.
아무튼 설명이 없어 알 수 없지만, 오래된 문화재인 것 만은 틀림없는데, 관리가 너무 소홀한 것 같다.
다음 일정은 첩채산에 올랐다.
첩채산은 여러 색이 겹쳐진 형상을 한 아름다운 산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어제 먹은 술 때문인지 높지 않은 산인데도 좀 힘이 든다.
북파산과 멀리 떨어져 있지않은 강을 인접한 산이다. 북파산과 첩채산이 산은 낮지만 요산 과는 달리 오래된 나무도 많고 바위도 있고 아기자기 하고 아름다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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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주동굴에서 거대한 바위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 (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첩채산에 올라 사진을 찍고 내려오다가 백조원을 봤다.
백조원은 대형 새장으로 각종 새들을 사육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공작이라든지 아열대 지방에 있는 희귀한 새들은 키우는 곳이다.
새 모이도 팔아 손위에 모이를 놓으면 새들이 날라와 먹는다. 관광객의 먹이에 길들여진 새들이 사람을 잘 따른다.
첩채산과 붙어 있고 높이가 220여 미터의 높지 않지만 명월봉 선학봉 등 4개의 봉우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우린 제일 높은 선학봉엘 올라 계림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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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채산에서의 일행들의 단체사진.(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선명하진 않지만, 시내에서 바라보는 희미한 봉우리가 오히려 환상적이고 북파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봉우리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놓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서 느낀 시원한 바람은 400여 계단을 오르며 흘린 땀과 피로를 씻어 주었다.
산을 오르면서 감악산님이 산을 오르는 것을 포기하기 내려간다. 어제 과음을 한 술 때문에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을 것 같다.
사망산과 명월봉 오르기 전에 선학동(동굴)을 봤다. 어떻게 뚫린 동굴인지는 모르지만, 인공 동굴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중국에선 사람 힘으로 안 되는 것이 없는 것을 생각할 때, 사람들이 뚫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
정상에 올라가 주위를 보니 우리가 오른 몇 개의 봉우리뿐 아니라 다른 봉우리에도 정자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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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채산을 내려오면서 찍은 계림의 풍경. 이곳은 계림 야경의 반환점이라고 했다. 밤에 보면 조명으로 용궁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한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날씨가 좋을 때, 그곳에 올라가면 계림의 경치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계림은 모든 봉우리가 관광지가 될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옵션으로 계림야경을 보는 사람들이 있어 몇몇 사람들은 어제 보았던 계림의 야경을 직접 거닐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우리는 환상적인 계림 야경에 탄성을 지르며 중국인 청춘 남녀들의 데이트 현장을 훼방이라도 하듯이 몸을 부딪치며 떼를 지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나야 어제 저녁 강가의 오솔길을 어제 걸었지만, 배타고 구경했던 사람들은 색다른 경험을 했을 것 같았다. 나도 어제와는 또 다른 곳이라 야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진을 찍느라 뒤에서 뛰다시피 일행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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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림의 야경. 좌측에 집에서 배가 지나가면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하는 것이 어렴풋이 보인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야경을 구경하고 오던 길로 돌아가려다 다리를 건너 다른 곳으로 돌아와도 될 것 같아 그 길을 택한 것이 잘못되어 길을 잊어버렸다.
오늘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시간이 늦으면 큰일.
전부 긴장을 했다. 간신히 왔던 길을 찾아 거의 뛰다시피 걸어와 버스가 있는 곳에 와보니 다행이 5분 밖에 늦지 않았다. 저녁 먹은 밥이 다 소화가 됐을 지경이었다.
차에 도착하니 안도감이 든다. 다행이다. 다 여행의 베트랑인 회장님이 있서 우왕좌왕 당황하지 않고 오던길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계림비행장에 가서 비행기를 탄 시간이 10시 45분.
세계적인 관광지의 비행장이라선지 깨끗하고 말끔하게 지어진 건물이다.
눈을 잠시 감았다 생각했는데 남경에 도착했다. 값비싼 비행기를 타니 빨리 도착을 한다. 기차로 가면 10시간은 갔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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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의 음식점. 분위기에 음식도 맛있을 것 같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남경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10분경.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니 졸음이 넘친다. 눈을 잠시 붙였다 생각했는데, 호텔에 도착했다고 내리라고 한다.
새벽 1시경은 됐을 것 같은데, 룸메이트는 그 늦은 시간에 발 마사지를 하러 가자고 한다.
나는 빨리 샤워하고 조금이라도 잠을 더 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는데, 룸메이트는 오늘이 중국여행의 마지막 밤이라면서 발 맛사지도 하고 놀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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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산 선학동에서 찍은 일행의 세여인.(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어제 분명 안경을 쓰고 들어 온 것 같지만, 차에도 없으면 잊었다 생각하고 방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호텔 현관을 나오니 룸메이트가 먼저 나와 안경을 찾았다는 소리에 세상을 다시 찾을 듯한 느낌이다.
지금 생각하니 어제 저녁 차 속에서 피곤해 잠시 안경을 손에 들고 있었다가 깜박 잠이 들어 바닥에 떨어뜨렸던 것 같았다. 밟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지난 번 인도 여행 때도 지갑을 호주머니에 넣고 잃어버렸다고 법석을 떨었는데, 근래에 들어 여행 때마다 일을 벌이는 것을 보면 여행하지 말라는 징조인지도 모른다.
남경에서 연운항까지 버스를 탔다. 아침 대용으로 빵 두 개와 계란과 물을 지급 받았다. 모두 어제 잠을 많이 못 자 버스를 타고 가는 4시간이 넘는 시간을 전부 골아 떨어졌다.
버스 속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연운항에 도착하니 좀 거뜬하다.
룸메이트가 어제 저녁에 발 마사지를 20위안에 했다고 한다. 시설은 좋지 않았지만, 마사지를 하면서 10위안을 더 준다고 했더니 더 열심히 했다고 자랑을 한다.
중국에서는 발 마사지 가격은 지역에 따라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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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채산 백조원에서 새에 먹이를 주려고 하는데, 먹이는 안먹고 어깨에 앉아있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가이드를 따라가면 20,000원(150위안 정도 됨)에 한 사람도 있는데, 대체로 50 - 60위안을 하는 것 같다.
연운항에 도착하자 곧바로 출국 수속을 밟았다.
어제 저녁 부터 숨가쁘게 여기까지 달려 온 것같다. 야간 비행기에 또 자동차로...
좀 여유가 있는 여행이었다면 연운항에서 쇼핑도 할 수 있었을텐데...
승선하여 침실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본다.
신년에 보낸 11일 간의 여행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새해를 설계할 틈도 없이 보낸 열흘간이지만, 마음을 비웠던 것 만으로도 앞으로의 일에 추진력을 얻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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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옥란호 갑판에서. 몇 번의 중국여행 때 타보는 배이지만, 배에서 시간이 많아 좋다. 배에서의 일출과 일몰도 볼 수 있고, 사색할 시간도 많다.(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눌러주세요) |
지금까지 살아봤지만, 철저히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한 해를 지나보면 해 놓은 것이 없으니 올 해는 다른 마인드로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오후 1시 반에 떠난다는 배가 출항을 하지 않는다. 화물을 다시 확인한다고도 하고 안개가 끼어 출항을 못한다고도 한다. 3-4시간은 지연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