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째 : 2008년1월 5일
일정 : 세외도원, 중식, 씰크전시장, 동물 묘기장(호랑이 전시관), 석식 후 금은탑 야경 및 옵션으로 써커스, 계림 야경 관람.
계림에서 이틀째다. 오늘은 여유 있게 일어나 세외도원에 갔다. 어제의 온천욕이 피로를 말끔히 없애 주어서 그런지 아침이 거뜬하고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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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외도원의 전경. 연못이 물속의 수초까지 보일 정도로 맑았다. |
세외도원(世外桃源),
말 그대로 세상 밖의 신선이 사는 무릉도원이란 뜻인 것 같다. 계림 고유의 특이한 산과 물과 분홍 복숭아 꽃이 어우러진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배를 타고 십여분 구경을 하는데, 배가 엔진 소리가 나지 않고 조용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디젤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밧데리로 운행한다고 한다. 계림시에서는 환경을 생각해서 시내를 운행하는 오토바이까지도 밧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용하고 공기 오염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자동차는 행정력이 미치지 않은 듯 기름을 사용하는 것 같다.
배를 타고 가는 군데군데 볼거리를 만들어 놓아 관광객을 즐겁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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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복사꽃이 피어있다. 연중 꽃이 핀다고 하는데,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으니 조화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 아열대 지방에는 연중 피는 꽃도 있나 보다. |
소수 민족의 집과 살고 있는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에 살고 있는 원주민은 한족과는 달리 피부색이 검었다. 가이드에게 일부러 분장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원래의 피부색이라고 했다. 이곳의 원주민은 남쪽에 위치해 살고 있기 때문에 피부가 그을려 검다고 했다. 남자들의 체격도 선발을 했는지 근육질의 몸매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여자들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의 원주민은 남자들이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 원주민 남자들이 관광객이 배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담배 피는 시늉을 허며 담배를 달라고 할 정도를 담배를 좋아한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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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원주민의 거주지를 만들어 놓고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배가 지나가면 그들의 전통 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
이곳에는 11개 정도의 소수 민족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손재주가 좋아 수공예품을 제작해서 관광 상품으로 팔고 있다고 한다. 강가에는 빨간 복숭아 꽃이 연중 피어 있다고 하는데, 관광을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만들기를 잘하는 중국인들이라 믿을 수가 없다. 지구상의 식물 중 일년 내내 종의 번식을 위해서 꽃을 피우는 식물을 난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배에서 내려 머리에 은장식을 하고 있는 종족을 만났다. 그들의 풍속에 따라 모여서 1분여 춤을 추기도 하였다. 우리의 강강 수월래와 같이 손잡고 돌기도 하고, 앞으로 한 발을 내놓기도 하는 춤이다. 내가 보기에는 별로 재미도 없는 놀이이지만, 춤에도 무슨 뜻이 있겠지만, 가이드 설명이 없으니 무의미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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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곳.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말려 놓은 것이 보인다. |
물론 이것도 그들의 하나의 관광 상품인지라 몇 사람들은 돈 1000원을 요구하였고, 뿌리치지 못하는 우리의 여행객들은 돈을 주었다.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었다. 계림도 장가계와 마찬가지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와 먹걸이는 크게 불편하지가 않다. 우리가 간 식당은 바로 옆에 우리 돈 일이천원으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이 있어 물건을 구경했다. 모자와 기타 옷감들이 있는데, ‘이런 것을 선물로 누가 사가지고 가나’ 할 정도로 품질이 별로이다.
오늘은 시간이 많은지 업션으로 실크점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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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외도원에서 배를 타고 나오면서 소수민족들과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나중에 돈 천씩을 달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춤을 출 때는 즐거웠다. 중국에서는 공짜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천원의 즐거움은 있을 것 같다. |
조선인의 유창한 한국말로 누에고치에서 실크를 생산하는 과정을 설명하지만 관심이 없으니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는 돈도 다 썼지만 별로 살 것이 없어 여기저기 보고 있는데, 형님아님이 무엇을 사려는지 실크로 된 중국 옷을 입어보고 있다. ‘그래도 가이드를 위해 무언가는 사주어야 하는데….’ 우리 모두의 생각을 형님아님이 실현해서인지 우리팀은 그 둘레에서 모여 어울리는 옷을 골라 주었다.
다음은 호랑이 사육장이면서 동물 묘기장을 구경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 전부 여행자들의 옵션으로 구경 오는 코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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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이 아닌 한족 안내인과 한 커트. 내가 박으니 다른 남정네들도 한방씩 박는다. ^^ |
시간이 되자 훈련한 동물들이 들어온다. 주로 곰, 원숭이, 말, 호랑이들의 묘기를 보여주었다. 처음 곰이 옷을 두발로 걸어 들어오는데, 사람이 가면을 쓴 것으로 착각하였다. 자세히 보니 실제의 곰을 훈련시켜 두발로 걷고, 자전거를 타고 줄을 타게 한 것이다. 원숭이의 덤블링도 볼 만하다. 한마디로 동물 써커스를 구경한 것이다. 원숭이가 자전거를 타다가 자빠지자 조련사를 두려워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나게 한다.
동물쇼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본 호랑이의 사냥 장면이 인상적이다. 동물원에만 있는 호랑이에게 야생의 사냥하는 본능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하여 마련했다는 이벤트이다. 넓은 우리 안에 소 한 마리를 넣어 놓고 그 우리에 호랑이를 넣어 사냥을 하게 하는 것을 관광객들에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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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점에서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형님아님이 가이드 먹고 살아야 한다면서 옷을 하나 구입을 했다. 어울리는 옷이다. ^^ |
호랑이가 도망가는 소의 목덜미를 물고 숨을 끊는 것까지 보여주고 먹는 장면을 안보여주고 다시 우리에 넣는 것까지 보여주는데, 아무리 동물이지만 좀 잔인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동물들끼리이지만, 살려고 하는 몸부림을 보고 ‘내가 소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아 들기도 했다. 내가 소의 입장이라면, 덩치도 비슷한데, 어차피 죽을 몸, 같이 대들어 뿔로 받기라도 해 죽기 살기로 싸웠을 것 같다. 우야튼 호랑이는 원 없이 본 것 같다. 백두산 호랑이를 비롯해, 하얀 호랑이인 백호도 보았다. 철장 안인 우리에서 늘어지게 누워있는 호랑이나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는 많은 호랑이를 보니 가련한 생각이 든다. 백두산이나 시베리아의 원시림에서 마음껏 포효하고 돌아다녀야 하는 놈들인데…
석식을 하고 우리는 두 팀으로 갈라졌다. 네 사람은 써커스 구경, 나머지 네 사람(?)은 계림의 야경을 구경했고 두 사람은 호텔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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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소의 목덜미를 물고 있는 장면. 맹수인 호랑이지만 사냥할 때는 혼신을 힘을 쏟듯이 몸을 실어 목덜미를 물고 있다. |
남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나다. 실은 밤에 계림의 야경을 찍기 위해서 남은 것이다. 배를 타면 흔들리기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계림의 지리를 잘 모르지만, 감으로 호텔을 나와 좌측로 곧장 가면 강이 나올 것 같아 옷을 주서입고 무작정 나가기로 했다. 실은 좀 겁이 나기도 했다. 말 한 마디도 통하지 않고 저녁이기 때문이다. 어둠침침한 길을 벗어나 환한 길을 들어서니 길옆에 큰 음식점이 보인다. 사람들이 꼬치와 술을 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문화와 비슷하다. 좀 불안한 마음이 가신다. 10여분을 걸었을까? 아직도 강이 보이질 않는다. 조바심이 나 우회전을 하고 5분여를 걷다가 문득 이렇게 헤메다간 원위치로 돌아오는데도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곧장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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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 강변의 금은탑 야경. 낮에 봤을 때는 별 볼일이 없었는데, 야간에 보니 황홀할 지경이다. |
한 20여분을 걸었을까? 드디어 다리가 보인다. 강 양쪽에는 황홀한 불빛으로 치장이 되어있다. 다리에서 보이는 사진을 찍고 강가로 내려와보니 오솔길이 나있다. 산보할 겸, 사진도 찍을 겸 내려갔다. 강을 따라 샛길이 잘 정비가 되어있다. 젊은 중국인 아베크족도 여럿 보았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이다. 나는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서 계림의 야경이 취해 연신 카메라에 담으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곳을 구경하려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였다. 한 시간은 넘게 걸은 것 같다. 갑자기 가로등을 제외하고 강가의 조명이 꺼져버린다. 시간을 보니 밤 10시. 밤새도록 불을 켜 놓는 것이 아니라 밤 10면 야경관람 시간이 끝나 조명도 소등을 하는가 보다.
써커스팀과 계림 야경팀들도 흡족한 구경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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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 야경. |
그런데, 다음 날 들은 소리지만, 야경팀에선 형님아님이 저녁 때 먹은 술이 너무 과했는지 술에 취해 보는 관광객들 마다 말을 걸어 회장님이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그 황홀한 용궁 같은 계림 야경은 안보고 주위의 관광객과 중국인 연기자에 관심만 보였다고 했다. 아름다운 계림의 야경을 보지 못했으니 아마도 지금 쯤은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