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판/사는 이야기

가을 단상.

달소래 2014. 11. 5. 13:04

 


    거리의 단풍이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가로수로 심어 놓은 벗나무는 벌써 빨간 잎을 몇 개 남지가 않았고, 은행나무는 노란 자태를 한껏 뽑내고 있습니다. 단지의 정원에 심어 놓은 빨간 화살나무는 이미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느티나무는 오색단풍으로 가을남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제 앙상한 가지에 눈이 내려앉을 날도 머지않았겠지요. 길 잃은 나그네는 스산한 겨울 바람에 코트의 깃을 세우며 겨울 가로등 속을 이리저리 헤메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따스한 봄날을 그리워 하겠지요. 요즈음은 시간이 빨리간다는 말을 실감하는 계절입니다. 삶을 사랑하고 즐기자고 생각하면서 불현듯 스치고 가는 삶의 공허를 느낄 땐, 흘러간 세월이 한없이 아쉽기만 합니다. 지난간 삶이 짧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생각하기 나름 인 것... 한해살이 마음으로 마지막 잉걸불을 태우며 사랑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