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햇살에 도로변의 야산의 진달래가 군데군데 선분홍빛을 토하고 있다.
출근 길의 고속도로가 아닌 성남 가는 국도변을 가다 보니 평소에 보지 못한 진달래 꽃에 문득 산에 오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늘은 아침부터 차때문에 바쁜 날이다. 어제 계기판에 브레이크등과 밧데리등과 ABS등이 불이 들어와 공업사에 가보니 제네레이타가 작동불량이란다. 그러면서 27만원을 달라고 한다. 허지만, 차량을 가지고 갈 일이 있어 오늘 아침에 동네 공업사를 인터넷에서 찾아 전화로 가격을 물어보니 7만원이란다. 물론 정품이 아닌 재생가격을 물어본 것이다. 그래도, 너무 가격 차이가 난다.
차도 오래 탔으니 언제 바꿀지 모르는 차에 정품으로 돈을 쳐바르기도 거시기해 재생가격을 물어본 것이다. 십년 가까이 타고 다니다 보니 엔진보링에다 오토밋션에 라지에타, 소음을 잡아주는 4개의 미미까지 큰 부품은 전부 교환을 했다. 그러다 보니 겉의 모양은 구형차에 허름하더라도 속은 새차가 되다보니 정이 더욱 가기때문에 차를 못바꾸는 요인도 되었다. 전에 현대차의 임원으로 퇴직한 친구가 내차를 타더니 "와! 차가 조용하네" 라고 할 정도였다.
우야튼 공업사에 도착해 차를 대고 물어보니 정비공의 말하는 가격이 10만원이란다. 아까 대답한 가격은 대충 알아본 가격이란고 한다. 1시간 만에 3만원이 뛴 것이다. 허지만, 차를 가지고 왔으니 다른 곳으로 가기도 어려워 울며겨자먹기로 그저 고쳐달라고 했다.
정비공은 가지고 온 부속품을 보여주면서 재생품도 정품 못지않다며 제너레이타를 보여주고 AS도 된다고 부연해 말을 한다. 다 교환을 하고 나서 계산을 할 땐 자기도 미안한지, 7만원으로 말했으니 만원을 할인해 9만원에 해준다고 한다.
자기가 한 말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느낀 탓일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일단, 차량에 빨간 불이 들어오지않고, 3만원 추가부담에서 만원의 할인을 받았기때문일까?
7만원을 생각하면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는데, 난 1만원의 할인에 행복해 하고 싶다.
왜냐면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만을 생각하고 싶기때문이다.
차를 고치고 정비소를 나오는 길에 진달래가 조금 전의 진달래가 아니다. 더 진한 진홍색 치마를 펄럭이며 나를 유혹하는 것 같다. 이번 주의 남산에 벗꽃도 만개할 것 같다. (2011.4.13. 달소래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