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만보계를 허리춤에 끼면서 생각한다. ‘며칠 전은 만보를 훨씬 넘어 이만 보 가까이 걸었는데, 오늘도 만보 정도는 걸어야지..’ 지난 일요일 산에서 배가 나온 사람들한테 가득히님이 준 만보계다. 선물치고는 아주 고마운, 아주 의미 있는 선물인 것 같다. 하루에 한번씩 허리춤에 달고 자기의 건강을 생각하고 준 사람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글을 쓰기 전, 오후 2시경 만보계를 보니 3467보다. 오늘 오전은 거의 걷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만보계를 차고 난 뒤부터는 외출을 할 때도 될 수 있으면 목적지에서 한 정거장 정도는 더 가서 내려 걸어오기 했다. 오늘 오후에도 치과에 갔을 땐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버스를 타야겠다.
나는 혼자서 걸을 땐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볼 정도로 걸음걸이도 유별나게 걷는다. 팔을 어깨 높이까지 흔들어가며 보폭을 크게 하고 다리에 힘을 주어 걷는다. 조금을 걷더라도 운동이 되게 걷기 위해서 인데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은 똘아이의 걸음을 보듯 힐끗 힐끗 곁눈질을 하기도 한다. 이런 걸음을 하는 사람은 나도 별로 보지 못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이다. 그날도 예외 없이 그 걸음걸이로 걸어 골목길을 돌아서는데, 한 아이가 나를 보고 희쪽이 웃는다. 아이가 보기에 보통 사람과 다른 특이한 걸음이 재미 있었는지도 모른다. 국민학교 1-2학년 정도 되는 나이이니 자기 또래에 그렇게 걸었다가는 왕따를 당할 수도 있으리라.
이러한 일은 엊그제도 있었다. 저녁에 술을 먹고 걸어오는데, 사람도 별로 없어 힘차게 팔을 흔들며 골목길을 막 돌아섰을 때다. 경찰이 어떤 사람과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내가 그 앞을 지나갈 때까지 놀란듯이 쳐다본다. ‘쳐다보긴??? 사람 못 봤나? 경례라도 붙여라….’ 하고 생각하며 자나간 적이 있다.
걷는 운동이 제일 좋은 운동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헬스장에서 하는 파워워킹을 평소에 걸어 다니면서 한다는 것은 눈에 띠는 행동이지만 운동을 위해선 一擧兩得 일 것 같고, 허리춤에 만보계도 있으니 만보까지는 이렇게 걸어야겠다.
나의 건강과 보는 이의 웃음을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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