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판/사는 이야기

무료한 토요일

달소래 2009. 4. 16. 14:41


    
    오늘은 늘어지고 무료한 날이다.
    벚꽃과 진달래 꽃 놀이라도 가야하는 날인데 말이다.
    당초엔 토요일과 일요일 일을 하기로 했는데, 
    장비를 하루 일대로 쓰려는 일을 보여주었더니 
    기사가 하루의 일거리로는 너무 많다고 
    일을 못한다기에 작업을 취소했다. 
    요새같이 일이 없는데, 일이 많다고 못하다니 
    배가 부른 장비기사임에 틀림이 없다. 
    구차하게 사정하느니 우리장비를 쉴 때 써야할 것 같다. 
    느지감치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니 식권증이 온다. 
    테레비를 보니 누워있으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오후 1시가 넘었다. 
    근처의 관악산을 가려다 테레비에서 중국의 고비사막에서 
    20년 동안 내몽고지방에 나무를 심은 사람의 생활에 재미를 느껴 
    조금만조금만 하다보니 산에 갈 시간을 놓쳐버려 하는 수없이 
    집에 눌러 앉기로 했다.
    집에서 시간 보내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인터넷으로 두는 
    네오스톤에 들어가 바둑을 두는 것이다. 
    사무실에서도 시간이 날 때 인터넷 바둑을 두면 
    몇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런데, 바둑을 두다보면 열이 받는 것이 문제. 
    오늘은 마음을 가다듬고 수양한다는 생각으로 
    모니터 앞에 안자 네오스톤 바둑을 열었다.
    첫 바둑은 잘 되었다. 
    그런데, 다 잡은 돌을 놓쳐버리고 내 말이 도로 죽어버렸다. 
    열 받으면 다음에 또 지는데, 
    마음을 추스르려 하는데도 두다 보면 초심을 잊어버린다. 
    두 번째도 또 졌다. 
    빨리 두다보니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본다. 
    얼굴이 열을 받는다. 
    승률이 3대1로 진다. 
    급수를 올리려는 욕심과 승부욕에 
    바둑의 기본을 생각하지 않고 두니 급수는 오르지 않고, 
    신경질만 나고 열만 받는다. 
    휴식을 취하려고 두는 바둑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준다. 
    그런데, 시간은 6시간 정도가 어떻게 지나 간지 모르게 흘러가 버렸다.
    후후후, 즐겁게 지내야할 토요일.
    하루 종일 집에서 방콕하며 지낸 하루가 
    지금 글을 쓰다 생각하니 아깝기만 하다.
    좀 더 뜻있게 알차게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데…….
    내일은 건강을 위해서 산이라도 가야겠다. 
    북한산 의상봉으로........
    2006년 4월 15일 달소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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