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판/사는 이야기

비발디의 사계

달소래 2009. 3. 10. 17:01

2005년 2월 4일

 

간만에 택시를 탔다.
어제 동창들의 모임을 소집해 놓고서
늦게 출발해 약속장소에 늦을 것 같아서이다.
마침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택시가 서있어 잡아탔다.
앞자리에 앉으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감미롭니다.

"아저씨 카세트 음악이 좋네요?"
"음악을 좋아하시나 보지요?"
음악에 귀를 기울여 보니 기타연주인 것 같다.
"아저씨 키타 좋아 하세요?"
연거푸 묻는 질문에도 대답이 없다.....
차분히 살펴보니 94.1헬츠의 정규방송이다.
여느 운전기사와는 수준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이다.
묻는 말에는 답을 하지 않고, 앞서가는 버스의 운행하는 방법을 보고 한마디한다.
"저 버스기사는 지가 운전 잘한다고 하겠지요?"
1차선에서 3차선으로 비스듬히 버스를 보고 하는 소리다.
"버스기사들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도 거들어서 말했다.
"버스기사 뿐만이 아닙니다. 기사식당의 화장실 한번 가보세요. 담배꽁초, 휴지등이 너무 지저분해 가고싶은 마음이 나지않지요."
자기도 택시기사지만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동감이 가는 소리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저질 기사이야기를 들으니 즐거운 마음이 반감된다.
스피커에서 여자 아나운서의 해설을 해준다.
흘러나온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중, 겨울"이란 곡이었다.
저녁 택시 속에서 명곡을 들으니 지금까지도 좋았던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역시 명곡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가 보다.

(달소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