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판/사는 이야기
똘아이 처럼....
달소래
2009. 3. 10. 14:36
2004년 2월 13일
인천 가는 전철을 탔다.
러시아워 시간이 되지않아서인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오늘은 친구들의 모임이 있어서 퇴근 시간 20분전에 나오니 움직이기도 쉽다.
며칠 전부터 아파오는 어깨가 오늘은 팔을 올리기도 힘들 정도로 아파온다. 전철의 출구 맞은편의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한 쪽 팔을 돌려본다.
‘하나, 둘, 셋….’
마음 속으로 수를 헤아리며 백 개를 목표로 팔을 돌린다.
건너편 앉아 있는 40대 아주머니가 웬 똘아이 보는 눈초리로 쳐다본다.
다른 사람들은 조용히 있는데, 웬 팔을 돌리고 있느냐는 눈초리다.
눈을 감고 나머지 백 개를 채우고 다시 아주머니를 보니 그때까지 나를 보고 있다.
‘정말, 똘아이로 보고 있나??’
‘그렇게 보려면 보라지…., 나는 아픈 팔을 풀어야 하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그 아주머니를 등 뒤에 놓고 또 다른 팔을 돌려댔다.
‘저 아주머니도 나라면 이해하겠지….’
이상하게 보이는 나의 행동,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운동을 하니 그래도 어깨가 상당히 풀린 것 같다.
역지사지란 말이 생각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상하고 어색하게 보이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데….
우리카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