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 꽝!!!
2004년 2월 5일
며칠 전 복권을 샀다.
평소에는 ‘복권 사는 일‘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그날은 새벽꿈이 너무도 선명하고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출근하면서 산다고 생각한 것이 바쁘다 보니 잊어버리고, 퇴근할 때 차 속에서 복권 생각을 하곤 승용차를 대로변에 세워놓고서 딱지의 위험을 무릎쓰고 거금(?) 2만원어치를 샀다. 오랜만에 보는 복권이라서 어떻게 맞춰 보는 것 인지 잘 모르겠지만 ‘발표하면 알 수 있겠지.’하고 지갑에 소중히 간직해 두었다.
그런데, 복권 산 것을 잊어버리고, 산지가 2주가 지난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 인터넷의 검색란에 ‘로또’란 단어를 쳐봤다.
기대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꿈이 좋아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열어보았다.
인터넷을 열어보는 동안 야릇한 흥분을 느낀다.
“혹시나 거금이 담첨이 된다면....”
“그래도, 침착해야지...”
순간이지만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발표된 당첨번호를 보고, 지갑에 소중히 간직한 복권을 펴본다.
한 개의 번호가 맞는다. 심장의 박동이 달라진다.
두 번째 번호도 맞았다. 심호흡을 몰아쉬면서 다음 번호를 본다.
세 번째부터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그야말로 “꽝”이다. 갑자기 허탈감에 쌓여버린다. 두근거렸던 심장도 일시에 사그러져 버리고 이만원만 날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꿈은 끝내줬는데....”
무언가 이루어질 것만 같은 꿈은 개꿈이었단 말인가......
노승인 승천하면서 수십개의 만사가 줄을 지어 산에 올라가는 꿈이었는데....
꿈속에서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 선명한 얼굴에 웃음까지도 짓는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나에게는 복권에는 당첨될 팔자는 아닌가보다.
그저 밥 세끼 먹고 평범하게 살아가라는 팔자인가 보다.... ^^
다음부터는 허공에 돈을 뿌리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