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도.네팔 여행 3일 차(7월 21일)
일정 : 오전 자유시간, → 오후 1시반 포카라 30분간 경비행기 탑승, → 4시 30분 호텔 출발 3시간 30분간 포카라 트래킹 후 페하 호수 배를 타고 호텔까지 걸어감. 뱃삯 : 1인당 50루피, 5인 탑승. → 브르버드 호텔 투숙. *경비 : 페하호수 뱃삯 50Rs, 호텔 저녁 메뉴 US$7, 가이드 팁 21일, 22일 분 2일 분 계 US$4 합계 US$10 선샤인 지불.
오늘 새벽 안나프르나를 구경하는 경비행기를 기대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뜨지 못했다. 나야 한국에서부터 기후가 나쁠 것을 생각해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돈을 준비해 온 사람들은 실망이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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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라 공항. 프로펠라 경 비행기 몇대가 전부이다. | 오늘은 포카라로 떠나는 날. 오후에 버스로 네팔 국내선 비행장으로 갔다. 국제선 비행장 옆에 단층 건물이다. 가이드 왈 네팔이나 인도에 오면 한국 시간 개념을 떠나라고 한다. 예정시간은 있지만, 떠나야 떠난다는 것이다.
일행은 가이드의 말대로 느긋하게 공항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대합실을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런데, 공항 대기실에 정수기가 눈에 들어온다. 네팔인 젊은 친구가 물을 마신다. 연속해서 무려 3컵을 가득 따라 마시는 것에 놀라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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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들어오자 꽃다발과 주스를 주었다. 이마에 행운을 비는 빨간 디카까지 해 주었다. | 역시 조금 있다 다른 사람이 오더니 이번에는 가득 따라 2컵을 마신다. 어떤 사람은 패트병에다 하나 가득 담아 가기도 한다. 정수기 물이 귀해서 인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세 번 째 사람이 온다 역시 3컵을 가득 딸아 맛있게 마신다. 한참 있다 네 번 째 사람이 마시는데, 이번 사람은 별로 목이 마르지 않은 듯 2/3 컵 정도만을 마신다. 더위에 목이 마른 탓도 있겠지만, 네팔에서도 정수 된 깨끗한 물을 마시기 힘들어서 인지도 모른다.
국내선 타는 사람들은 네팔인들 중에서 부유층의 사람들 임에 틀림 없다. 여자들의 차림도 말쑥하고 신발도 한국의 여인네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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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기로 논을 가는 네팔의 농가. 우리의 60년대의 농촌을 보는 것 같다. | 네팔의 전통 옷은 아니지만, 이국의 의상이라선지 사리를 입은 여인들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오후 1시 40분 경에 경비행기를 타다. 잔뜩 연발을 할 줄로 생각을 했는데, 이 정도면 준수한 편이다. 프로펠라 비행기 30인 승이라고 한다. 비행기가 작아서인지 Air Pocket으로 인해 비행기가 놀이기구 봐이킹이나 롤라코스터를 타는 것 같이 갑자기 내려 않아 일행의 몇몇 사람들은 스릴의 희열에서 소리를 치기도 하고, 사색이 되어 앞의 의자를 잡고 잔뜩 웅크리고 고소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비행기 속에서 보는 한국의 산야도 아름다운 것과 같이, 카트만두 시내와 구름에 반쯤 덮인 산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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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모를 심고 있는 아낙네들. | 포카라에 도착하니 카트만두와 공기가 다른 것 같다. 상쾌하다. 주위의 산야도 확 눈에 들어온다. 일행은 Blue Bird Hotel에 도착하니 환영이 대단하다. 우리들을 귀빈 모시듯 종업원이 네팔의 꽃으로 만든 커다란 꽃 목걸이를 한 사람씩 걸어준다. 너도 나도 뜻하지 않은 환대에 로비에선 기쁨의 기념 촬영이 열심이다. 호텔의 방 배정을 받고 호텔 로비에서 오늘의 일정을 들었다.
다음 일정은 페하호수 트래킹. 가이드가 제공한다는 버스를 타고 페하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산기슭까지 가기로 했다.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버스가 온다는 것이 20분 30분이 되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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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하호수 트래킹을 하며 포카라 시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 성질이 급한 사람 몇 사람은 개인 출발을 한다며 먼저 떠난다. 나도 망설이다 도보로 가기로 마음먹고 출발 했는데, 몇 백 미터도 못 가서 버스를 만나 타고 갔는데, 먼저 출발한 사람들도 멀리는 가지 못하고 다 한 버스에 동승할 수 있었다.
산기슭에 도착하니 가는 길이 자동차도 갈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양쪽에 배수로가 파져 있었다. 금방 비가 온 것 같이 배수로에는 가득 흐르고 있었다. 중턱 쯤에 올라가서 내려보는 집과 들판 그리고 산들이 강원도의 한 시골에 온 것 같이 정겹고 아름답다. 길 옆의 물이 차있는 계단식 논에서 모를 심는 모습과 소와 쟁기로 논을 가는 것은 우리의 60년대의 시골을 보는 것 같아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어렸을 때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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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라 트래킹 할 때, 비탈진 길 옆에 생긴 실 폭포. | 사진기를 가지고 온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오르는 길에 몇몇 어린애들은 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메라 앞에 그저 때묻지 않은 순진하고 어색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래도 해맑은 모습을 찾았는지 모델료까지 주다 잔돈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꾸어 주기까지 하는 사람을 보았다. 대단한 열정에 감탄했다.
정상에 오르니 구름에 가려 절경이라고 하는 페하호수도 보지 못하고 일본이 지었다는 세계평화의 불탑을 보고 이런 곳까지 미친 일본의 국력에 자존심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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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평화의 탑에서 찍은 단체 사진. | 정상에서 다른 길로 내려간 사람이 있어 잠시 휴식, 단체 사진을 찍고 산을 내려가니 길이 미끄럽다. 사람들이 많이 오겠지만, 우기라서 금방 이끼가 껴서 그런가 보다. 모두다 조심조심 내려 왔다.
페하호수 나루터 도착해 계곡물이 내려온다. 우리의 계곡물처럼 시원하지는 않지만, 세수도 하고 발도 닦으니 그래도 땀이 가신다. 그런데,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에서 거머리에 물렸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았다. 나도 발에 핏자국이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룸메이트는 발에서 피가 계속 흐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호텔에서 양말을 벗어보고 양말 속에 있는 거머리를 발견하고서야 거머리에 물린 것을 알고 거머리 사진까지 찍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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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을 끝내고 걸어오면서 길가의 레스토랑에서 네팔 민속공연을 하고있는 모습. | 페하호수에서의 뱃놀이. 아니 건너 가야만 호텔을 가야 하니 뱃놀이는 아니지만, 내려오는데 시간이 늦어 사공이 배짱이라도 부리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도 있었지만, 가이드 덕에 한배에 5사람이 각자 50루피 씩 250루피에 건너기로 했다. 호수답게 군데군데에 수생식물인 마름 비슷한 식물이 둥둥 떠 있었다. 건너편 나루터에 도착하니 석양이 진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아름다운 호수의 낙조를 감상 할 수 있었을 텐데….
호수가로 난 도로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기념품 가계, 음식점, 술집이 카트만두 보다 더 많은 것 같다. 도로를 따라 호텔로 걸어가면서 사람들이 구경하는 곳이 있어 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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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하 호수의 석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 한 쪽은 음식점이고 한 쪽은 네팔 전통악단에 맞추어 전통 춤을 추고 있었다. 마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것, 저녁을 먹고 술 한 잔 하러 오기로 마음 먹고 호텔 쪽으로 발을 돌렸다. 가로등도 없다. 유일한 불빛은 오토바이의 헤드라이트와 한 두 대를 보았을 법한 자동차의 헤트라이트가 길을 밝혀주는 가로등이다.
가까스로 호텔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있는데, 룸메이트가 밖에 나갈 수 있느냐는 말에 조금 기다리라고 했는데, 안 보인다. 나중에 알았지만, 택시를 불러 기다릴 수 없어서 그냥 나가서 먹었다고 했다. 아마도, 멋있는 티베트의 전통 춤을 추는 곳에서 저녁을 보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