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
삼림관 저택의 현관 앞 광장에서부터. 삼림관의 딸 아가테와 그녀의 친구 엔혠. 침울한 아가테의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엔혠은 명랑한 노래로 위로한다. 돌연 벽에 걸렸던 쿠노의 초상화가 떨어져 밑에 있던 아가테가 가벼운 상처를 입는다. 불길한 징조라며 아가테는 더욱 근심에 잠기고 엔혠은 계속 사랑스런 노래를 부른다.
아가테는 내일이면 신부가 될 자기가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운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아침에 은자를 찾아갔더니 신변에 큰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흰 장미 부적을 주더라고 실토한다. 엔혠은 걱정할 것 없다는 말을 남기고 침실로 간다.
"그이를 알기 전에는 잠도 잘 왔건만..." 홀로 남은 아가테가 발코니로 나가 부르는 경건한 노래는 전곡 중에서도 유명한 아리아이다. "깊고 깊은, 조용하고 경건한 가락이여, 별이 모이는 저 멀리까지 날아가다오. 나의 노래가 울리고 나의 기도가 치솟아 하늘의 성전에 이르기를..." 노래를 부르는 아가테의 가슴은 막스를 맞이할 기대로 부풀어 있다. 그 때 막스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아가테의 환희는 황홀경에까지 이른다.
막스와 아가테와 엔혠. 격렬하게 포옹하는 막스와 아가테, 그러나 막스는 어딘가 초조해 한다. 그 모습에 불안을 느낀 아가테가 캐물으니, 막스는 늑대의 계곡에 놓아두고 온 사냥감을 가지러 가야 한다고 말한다. 밤중이면 무서운 괴물들이 우글거린다는 늑대의 계곡에는 가지 말라고 말리는 아가테와 엔혠, 용기를 내어 평정을 가장하는 막스의 3중창. 다시 관현악의 세찬 울림이 소용돌이치는 속에 막스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리듯 달려나간다.
무대는 일전해 늑대의 계곡이다. 참으로 기괴한 풍경이다. 높은 봉우리에 둘러싸인 검은 수풀, 썩어 나자빠진 고목에서는 인광이 비치고 부엉이가 두 눈을 부릅뜬 채 큰 가지에 앉아 있다. 기분 나쁜 밤새들이 무수히 난다. 사냥칼을 찬 카스파르, 말없이 검은 돌을 쌓아 원을 만들고 있다. 그 돌 한가운데 해골이 안치되고 주위에는 주물용 도구가 놓여 있다. 망령들의 불길한 합창이 내일 일어날 신부의 죽음을 예언한다.
다시 무대가 바뀌어 카스파르가 악마 자미엘과 계약을 맺는 장면. 카스파르는 이미 악마에게 팔아넘긴 자기 목숨을 새로운 희생과 바꿔 좀더 연장해 달라고 애원한다. "막스란 사나이가 마탄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 그에게 백발백중의 마탄을 주라. 처음 여섯 발은 과녁을 맞추게 하고 일곱째 발은 네가 원하는 곳에, 마지막 일발은 그 녀석의 신부에게 맞도록 하라." 자미엘은 "그 아가씨에게까지는 내 힘이 미치지 못한다. 아무튼 좋다, 내일은 그 녀석 아니면 너다!"하고 모습을 감춘다. 카스파르는 기뻐하면서 마탄을 만들 준비를 한다.
이 때 바위 위에 나타난 막스, "아아! 암흑의 나락이 입을 열고 있도다!"하며 공포를 느끼지만 스스로 용기를 내어 바위 밑으로 기어내린다. 맞은편 바위에 어머니의 환상이 떠올라 돌아가라고 경고한다. 막스는 망설인다. 카스파르는 자미엘에게 구원을 청해 이번에는 아가테의 환상을 떠오르게 해 막스를 유혹한다.
두 사람이 마탄을 만드는 동안 여러 가지 괴이한 이변이 일어나더니 마지막에는 천지가 암흑으로 변하고 땅 위에서는 너울너울 화염이 솟아오른다. 관현악이 최강주로 포효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자미엘을 부르며 실신한다.
제3막
간주곡, 여기서 호른 4부로 유명한 〈사냥꾼들의 합창〉 주제가 연주되며 전원적인 사냥 기분이 넘친다. 막이 오르면 사냥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앞으로 막스와 카스파르가 지나간다. 마탄을 나누어 가진 두 사람은 다 쏘고 한 발씩만 남겼다가 마지막 어전시사(御前試射)에서 쓰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카스파르는 약속을 어기고 몰래 그것마저 쏘아버림으로써 막스로 하여금 최후의 일탄을 쏘도록 흉계를 꾸민다.
장면 바뀌어 아가테의 방. 순백의 신부 옷을 입은 아가테, 제단을 향해 무릎을 꿇고 우수에 찬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모든 일을 하느님께 맡기겠다고 기도한다. 엔혠이 등장하자 아가테는 친구에게 불길한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내가 흰 비둘기가 되어 수풀 속을 날고 있는데 막스가 나타나 나를 총으로 쏘아 떨어뜨리지 않겠어? 그러자 비둘기는 사라지고 나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어. 땅에는 검은 새가 피투성이가 된 채 뒹굴고 있었고..."
엔혠은 부질없는 이야기라며 명랑한 노래로 아가테를 위로한다. 많은 아가씨들이 신부의 시중을 들려고 등장해 소박하고 기품 있는 여성합창을 부르며 신부를 축복한다.
다시 무대가 바뀌어 영주의 사냥터, 연회장. "비할 데 없는 사냥의 기쁨..." 유명한 〈사냥꾼들의 합창〉이 씩씩하게 시작된다. 합창이 끝나자 드디어 막스가 사격할 차례가 돌아온다. "저 나무 사이에 있는 비둘기를 쏘라!" 영주 오토카르의 명령에 따라 막스는 비둘기를 겨냥한다. 그러나 그것은 비둘기가 아닌 방금 그 곳에 도착한 아가테였다.
"쏘지 말아요!" 아가테의 외침소리에 비둘기는 푸드덕 날아오르고 총부리는 숨어서 동정을 살피던 카스파르의 심장을 겨눈다. 발사와 동시에 관현악의 세찬 연주로 종곡이 시작된다.기절했을 따름이었음으로 곧 정신을 차린다. 저쪽에서는 총탄을 맞은 악한 카스파르가 쓰러져 하늘을 원망하고 악마를 저주하면서 숨을 거둔다.
망연한 막스, 영주의 심문에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마음으로부터 후회한다. 대노한 영주는 그를 추방하라고 명한다. 그 때 은자가 나타나 그의 죄를 용서하도록 당부한다. 성자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영주는 마침내 관용을 베푼다. 막스도 다시는 정의를 거스르는 일은 하지 않겠노라고 맹세의 노래를 부른다. 아가테가 부르는 감사의 노래, 은자와 영주의 용서의 노래, 삼림관의 격려의 노래, 엔혠의 기쁨의 노래가 어울려 6중창을 이룬다.
끝으로 은자가 하늘에 감사하자고 말하니 모두들 일제히 하늘을 우러러본다. 힘차게 퍼지는 환희의 6중창에 이어 즐거움을 노래하는 대합창 속에 화려한 막이 내린다.

<사냥꾼들>
무엇에도 비할 꼬 사냥의 기쁨
어느 인생의 술잔에서 그토록 풍성하게
거품이 넘쳐 흐를까?
뿔피리 소리 울리 때까지 푸른 초원에서 야영하는 일이며,
숲과 연못을 가로질러 숫사슴을 뒤쫒는 일들은
왕자다운 즐거움이요, 사나이다운 욕망이며,
사지를 강건히 하고 식욕을 돋구는 일일세.
숲과 바위들이 메아리를 울려 우리들을 얼싸 안으면
가득 찬 술잔은 더욱 자유롭게 흡겹게 화답하리라!!
우후!! 트랄랄랄라!!
다이아나는 밤을 밝히는 노련한 여신
여신의 어스름한 빛은 해뜨기 전까지
상쾌하게 식혀주는 구나!
피에 굶주린 늑대와 푸른 곡시밭을 게걸스레
파헤치는 멧돼지를 넘어뜨리는 일은
왕자다운 즐거움이요, 사나이다운 욕망이며,
사지를 강건히 하고, 식욕을 돋구는 일일세.
숲과 바위들이 메아리 울려 우리를 감싸 안으면
가득찬 술잔은 더욱 자유롭고 흡겹게
화답하리라!!
우후!! 트랄랄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