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크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in)
저녁 때 상가집을 갔다.
카페 운영자 안단테 모친상인데 가보니 나 혼자밖에 오지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9시쯤에 온다고 한다. 차를 가지고 와 술도 못먹어 홀로 저녁을 먹고 인사를 하고 상가집을 나와 집으로 차를 몰았다.
차의 CD를 틀어본다. 주로 클래식 음악이다. 웅장하기도 하고 감미로운 선율이 흐른다. "브룩크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라는 영화의 OST음악이 가슴에 와 닿는다. 바이오린의 멜로디는 실업자가 길거리를 헤메다 집에 돌아가는 뒷모습처럼, 절망적인 슬픔이 배어나는 소리 처럼 들린다. 깊은 내 마음속 한 곳에서 새어나오는 한줄기 슬픈 빛인지도 모른다. 잊어버린, 아니 잊기어려운 사랑의 추억이 바이오린의 가락을 타고 나오는가보다.
<영화의 줄거리>
울리히 에델 감독의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Last Exit to Brooklyn>(1989)는 관객들의 1952년 뉴욕의 변두리 브룩클랜의 떠들썩하고 혼란스런 무대 한 중앙 데려다 놓는다.
거기엔 철강회사의 노조파업의 구호가 난무하고 바와 거리에는 한국전 참전을 기다리는 군인들과 부랑자들이 넘쳐난다.
파업을 주도하는 노동조합 선전부장 해리는 아내와 아이까지 있지만 자신이 호모라는 사실을 깨닫고 방황한다. 그는 게이 레지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금을 횡령하고, 급기야 동네 소년을 범하려다가 불량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이러한 악의와 폭력이 난무하는 브룩크린의 거리를 온 몸으로 상징하는 트랄라는 한국전 참전 병사들을 유혹하기도 하며 맨하탄거리를 매춘과 강도짓으로 활보하다다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군인을 만난다.
그러나 그가 한국전에 참전하러 떠나자 상실감에 빠져 급기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슴을 가졌다고 외치며 상의를 벗고 자신을 슬픔을 토로하며 온 거리의 남자들에게 몸을 맡기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절정이다.
그녀를 슬프게 하고 절망에 빠트리는 것은 바로 브룩클린이라는 그 시대이다.
반쯤 실신한 트랄라를 구해주는 사람은 그녀를 남몰래 연모하고 있던 소년 조르제트.
자신의 오토바이에 제일 먼저 트랄라를 태우는 것이 꿈인 조르제트는 누나의 결혼식 날 드디어 오토바이를 선물받자 트랄라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간신히 공터에서 그녀를 찾아냈지만 뭇 남자들에게 강간 당하여 옷이 다 찢어지고 얼굴에는 멍이 든 채 죽은 듯이 누워있는 모습 또한 브룩클린을 상징한다.
그리고, 트랄라를 짝사랑하는 젊고 때묻지않은 조르제트는 브룩클린을 끌어안고 살아가야할 남겨진 자들을 대표한다.
이 영화는 "제니퍼 제이슨 리"를 세계에 알린 작품이자, 그녀만이 가진 퇴폐의 섹시미를 맘껏 발산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제목 "Last Exit to Brooklyn"은 뉴욕 지하철 역의 안내 간판으로 "브룩클린 방행 마지막 출구"란 뜻이다. 이 영화에 쓰인 어두운 슬픈 멜로디인 "마크 노플러"의 음악도 브룩클린의 명암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