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판/사는 이야기

나른한 월요일

달소래 2009. 4. 16. 14:16



    어제 먹은 술에 아침에 일어나기에 조금은 나른하다.
    그래도 컨디션만은 상쾌하고 알은 단단히 느껴지는 허벅지에 걸음걸이도    
    가볍다.
    한가한 사무실이지만 오후 들어 일년이 넘는 악성미수에 한바탕 언성을        높여 소리치고 나니 머리가 지끈지끈, 양미간 11자를 그리고, 이마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 제명에 못 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 먼저 퇴근할게.....’
    동사무소에 초본을 일도 있고, 저녁 약속이 있어 여직원에 이야기를 하고    
    2시간 먼저 퇴근을 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사무실에서는 오지 않던 전화가 운전 중에        울린다. 주변을 살펴보니 경찰이 없다. 전화하다 발견되면 끊을 생각으로     그저 받아본다. 번호가 낯설다. 받아보니 외국전화다.
    ‘헬로우?’
    수신 상태가 별로 좋지 않고 끊어져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들어보나마나 물건 있느냐는 전화 일 것이고, 싸구려 물건만 찾는 인도나     파키스탄의 수입상이리라.
    또 벨이 울려 받았지만, 몇 마디 하다가 끊어진다.
    조금 있으니 또 전화가 울린다.
    사무실에서는 전화가 오지 않아서 대부분의 시간을 신문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30분도 안되는 집에 가는 차 속에서 전화가 자주 온다.
    오늘 약속한 저녁시간이 늦어 질 것 같다기에 다음 기회에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운전 중에 전화를 꺼 놀려고 했는데, 그랬더라면 헛고생을 할 뻔했다.
    한 오 분이 지났을까? 또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거래처에서 온 전화다.
    고철을 가져 갈 것이 있으니 차를 넣으란 전화다. 그래도 이런 전화가         오면 운전 중이라도 짜증이 나질 않는다. 교통에 걸려도 벌금 값은 나오니    말이다.
    간만에 반가운 전화다.
    하루 종일 되는 일이 없다가 샐리의 법칙을 만났다고나 할까? ^^

     

    2006년 3월 27일 달소래 씀